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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구가 납치되었습니다 후기 - 면회갔다왔습니다.
2월 용산참사 추모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미행, 납치 연행이 된 것이 며칠 전의 일. 44시간 동안 구금 되어 있으면서 묵비로 항의할 수 있었던 것은, 내 친구들의 온 몸을 던진(!) 항의에 힘입은 바가 컸다. 정말이지. 경찰서로 이동하던 중, 옆에 있던 형사가 "왜 소환은 불응했냐"라고 물어봐서, 나는"용기를 북돋으며 사는 방법이란 걸 아냐"고 말했다. 정당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서 갈수록 궁색해지고 폭력적이 되어 가는 이명박과 그의 경찰은 죽어도 모를 거다. "당신은 나고, 당신은 우리다"라고 보내는 친구의 문자를 받는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끝까지 손을 꼭잡으면서 "내가 꼭 면회갈께"라고 말하는 우정과 연대를, 경찰서까지 항의와서 밝게 손을 흔들어주는 것의 의미를....... 그들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심어주려고 하지만, 우리는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경험할 수도, 알 수도 없을 것이다. 아래는......나를 지켜준 친구들에 대한 고마움을 가지고 어디가 되었든, 나의 경험을 정리해보고자 쓴 글. 다른 어떤 곳에 올리거나 하진 못했지만 친구들에겐 보여주고 싶었서, 애초에 정리했던 글보다는 좀더 길게 써서 여기에 올려봅니다. 저는 지난 6월 13일, 이명박 정부의 경찰 폭력을 규탄하는 촛불집회에 참가한 후 친구들과 함께 길을 가던 중에, 집회에서부터 저를 미행한 강서 경찰서 소속 사복 형사 3명으로부터 홍제역 인근에서 강제 연행되었습니다. 제가 연행된 것은, 용산 참사 관련 촛불 집회 참가를 빌미로 발부된 소환장을 거부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몰려든 시민들 사이에서, 저와 친구들은 경찰 신분증과 영장 제시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사복 형사들은 뻔뻔하게도 "없다"고 얘기하며 계속 폭력 연행을 시도 했습니다. 그러나 매우 통쾌하게도, 거의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명박 정부에 반대하는 촛불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연행하려고 한다." "길가던 여성 1명을 남성 형사들 다수가 납치하려고 했다" "영장도 신분증도 없다. 불법 연행이다"는 주변 친구들의 외침에 지지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결국 궁색해진 사복 형사들은 홍은지구대 소속의 정복 경찰 5-6명의 도움을 받아, 협박과 물리력을 동원해서 저를 경찰차에 앉혔지만, 그것은 시민들의 놀라움과 어이없음, 비난이 섞인 시선을 받으면서 였습니다.
제게 벌어진 일은, 이명박 정부 하에서의 경찰이 얼마나 앞뒤 안가리고 소환장과 체포영장을 남발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저는 소환을 거부해 왔던 지난 한달 반 동안, 그 소환장이 저와 제 가족에게 미친 영향 - 위축감과 불안함을 느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운 것도 있습니다. 한 개인을 겨냥한 탄압에 대해서도, 어떠한 방식이든-신속하게 주변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한다거나, 할 수 있는 한 주변을 불러 모아 경찰에 대한 항의를 하는 등의 - 공동의 대응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제 주변 친구들에게 더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여론이 결코 이명박 정부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사실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 계속되었던 저항을 통해 폭력적인 경찰의 실체가 많은 사람들에게 이미 알려져 있었다는 점에서 저는 제가 참가하고 지지해온 바로 그 저항들이, 저의 방패막이 되어주기도 함을 느꼈습니다. 이게 바로 제가, 제 친구들이, 우리가 저항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짐이 나혼자 들기엔 너무 많았다. 결국엔 손에 든 쇼핑백 중 하나가 터져서 쏟아져 내려버렸다. 그 순간, 지나가던 트럭이 내 옆에 멈추더니 어떤 아저씨가 창문 옆으로 머리를 내밀고 어디까지 가냐고 물어보셨다. 그들은 지하철 역까지 데려다 줄 테니까 타라고 했다. 머리에 노랗게 염색을 한, 순박, 듬직한 총각이 내 짐을 하나하나 올려주었다. 아저씨는 유쾌하게 웃으면서 얘기했다. "아가씨, 아무나 태워준다고 막 타면 안 돼요."라고. 그래서 내가 웃자, "뭘 믿고 타"라고 마저 얘기했다. 트럭이 멈춰서고 총각은 굳이 내려서 내 짐을 또 하나 하나 내려주었다. 말하마디 하지 않았는데, 잠깐 눈을 마주쳐 보았다. 만약, 이 사람이 내가 일상적으로 아는 친구였다면, 나는 이 사람을 좋아했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퍼뜩 들었다. 짐이 너무 많아서, 전철타기는 포기하고 택시를 잡아 탔다. 택시 운전기사 아저씨는, 다른 택시 아저씨들과 무전을 치고 있었는데, 계속 웃겨 죽겠는 표정이었다. 소리내서 웃기도 했다. 그 풍경을 다시 떠올리자니, 햇살이 그 무전기를 잡은 손위에 내려앉은 느낌이 든다. 날씨가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날씨가 정말 좋았던건지, 사람들이 트럭을 태워주어서였는지, 아저씨가 계속 웃어서 그랬는지, 잘 구분이 되질 않는다. 혹시 오늘 날씨가 흐렸던 건 아니었나? 그런데 이상하게 풍경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람들만. 사람들만. 표정들만 기억이 났다. 다행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끔찍한 세계에서,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인간성을 부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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